유치부

요한계시록 강해 39. 다섯째 나팔 (계8:13-9:11)

(도입) 다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기 전, 공중에 날아가는 독수리가, ‘땅에 사는 자’를 향해 ‘화(禍) 화(禍) 화(禍) ’라고 세 번 외쳤다. 첫 네 나팔의 재앙이 간접적이었다면, 다섯째부터 이어지는 세 번의 재앙은,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는 재앙이다. 구체적으로는 ‘하나님의 인(印)을 받지 못한 자’에게만 해당된다(8:13)
1.다섯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하늘에서 별 하나가 떨어져서 무저갱의 열쇠를 받았다.
하늘에서 떨어진 별을, 사탄으로 추정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문맥 전체를 고려해보면, 하늘에서 땅으로 ‘급히 내려온’ 천사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계20:1) 끝없이 깊어, 벗어날 수 없는 구렁텅이인 무저갱은, 사탄의 지배하에 있는 영역이다. 천사가, 받은 열쇠로 무저갱을 여니, 해가 가려지고 공기가 혼탁해질 만큼의, 엄청난 연기가 올라왔다. 그 연기 속에서, 황충(=메뚜기)이 올라와 땅에 있는 전갈의 권세를 받았다. 이들은, 소망과 생명을 파괴하고 사망을 주관하는 ‘아바돈 또는 아볼루온’이라는, 무저갱의 사자인 사탄을 왕으로 받들었다. 황충은 ‘전쟁은 위해 준비된 용사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메뚜기 떼의 파괴적인 폐해를 극명하게 부각하기 위함이다. 사탄의 지휘를 받는 황충은, 수목이나 곡식은 놔두고, 하나님의 인(印)을 받지 않은 자만 해치도록 허락을 받았다. 죽이지는 못하고 괴롭게 하는 일만 다섯 달 동안 하게 했다. 당하는 자의 고통은, 전갈에 쏘인 것처럼 참혹했다. 고통 때문에 죽기를 원하나 죽을 수도 없게 된다. 이 사실을, 억압받고 소외되었던 당시의 성도에게 들려주고 있다. 하나님의 인(印)치심을 받은 자이지만, 핍박을 감내하면서 믿음의 걸음을 걸어가는 것이 바른 선택인지 갈등하던 상황이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 성령께서 사도요한을 통해, 자신들이 얼마나 복된 존재인지를 일깨워주시는 말씀이다.
2.이 장면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하는 영적인 의미는 무엇일까?
무저갱이 열리자, 일상에 필요 불가결한, 햇빛이 차단되고 공기가 오염되어 생존이 크게 위협받게 된다. 하나님께서 모든 인류에게 거저주시는 은혜를, 은혜로 누리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뒤집어서보면,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그 은혜를 누린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랍고 큰 복인지를 알게 해주는 말씀이다. 세상을 부러워하거나, 세상의 가치와 방식을 더 갈망했던 적이 있는가? 이것은 복이 아니다. 하나님을 부인하는 이들의 결국은,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고통으로 귀결될 뿐이다. 하나님의 은혜가 차단됨으로써 야기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우리는 이미 이 은혜 안에 있다. 그러므로 세상을, 부러워하거나, 주눅들지 말라! 당당하라!
3.이제, 어떻게 해야 이 은혜를 지속적으로 충만하게 누릴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하나님의 은혜를 충만하게 누리도록 허락받은 공동체는 교회다(엡1:23) 죄악된 세상에서도, 하나님의 능력과 부요하심, 자비와 긍휼, 사랑하심과 영광스러움과 생명의 활력을 누리게 하신다. 이 은혜를, 공동체 안에서 충만히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①우리의 속사람이 성령으로 충만하여 강건해지면 가능하다(엡3:16) 즉, ‘말씀으로’ 속사람이 강건해져야 한다고 일러주신다. 지속하지 못해도 포기하지 말고, 가능한 ‘자주, 그리고 규칙적으로’ 말씀을 읽어야 한다. ②또한, 믿음으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도록 해야 한다.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며 그 안에 거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다스림과 주관하심에 순종하는 삶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요15:4-7)
4.우리의 마음을 그리스도로 채우려면 건강한 신앙공동체의 영적 교제가 필수다.
가장 우선이 공예배다(엡3:17) 공동체의 예배는, 우리가 지체임을 확인하는 중요한 영적교제의 장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주님께서도 편성하셨듯이, 은혜를 더 깊이 나누기 위한 소그룹도 있어야 한다. 소그룹을 통해 은혜의 부요함을 나눌 수 있다.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와 힘이 되어 준다. 은혜 안에 있느냐의 여부는 예배를 대하는 태도에 달렸다. 예배에 대한 태도가 은혜의 척도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어서 참석할 수 없다고 변명하지 마라! 대개는 시간이 아니라,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은혜 받아야 할 때에 은혜를 받아야 한다(엡3:20)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를 구하면서 하나님을 의지해야 한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우리의 주변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것이 진정 우리의 복이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을 기웃거리다가 결국은 황충에 의해 고통받는 환란에 빠지게 된다.
5.(맺는 말)
무저갱의 연기와 황충으로 인한 고통은, 하나님의 인(印)을 받지 않은 자, 즉 ‘땅에 거하는 자에게만 직접적으로 해당하는’ 재앙이다. 사탄의 지휘로 진행되는 이 재앙은,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고통을 겪게 한다. 사탄은, 하나님의 은혜를 차단하여 누리지 못하게 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이렇게 해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무지하게 한다. 화려하게 보이나 결국엔 고통이 되는 세상의 자리로 끌고 간다.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과 허무와 회한만 남게 만든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은혜 안에 있음을 소중히 여기며 감사해야 한다. 이 은혜를 누릴 수 있는 자리는 예배의 자리이며, 성도간의 영적교제의 자리다. 이러한 영적교제를 통해 하나님의 충만함을 누릴 수 있다. 우리에게 교회를 허락해주신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은혜 안에 있어서, 예배하며 교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랍고 감사한지를 되새기며, 늘, 이 은혜의 자리에 있기를 간구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하나님의 힘과 능력과 지혜와 도우심을 구해야 한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더 이상, 세상을 동경하지 말라! 거룩하고 구별된 삶을 영위함으로써, 세상이 부럽지 않는 자가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