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부

요한계시록 강해 40. 나팔 (계9:12-21)

(도입) 여섯째 나팔을 부니, 보좌 앞, 금 제단의 네 뿔이 있는 곳에서 ‘큰 강, 유브라데에 결박한 네 천사를 놓아주라’는 음성이 들렸다. 그리하여 네 천사가 풀려났다.
1.이 장면은, 여섯째 나팔의 주관자도, 이전의 다섯 나팔과 동일함을 보여준다.
금 제단은, 급 향로에 많은 향과 성도의 기도를 합하여 드렸던 장소다(8:3) 금 제단에 있는 뿔은 하나님의 권위와 능력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이곳에서 나오는 음성의 지시를 따른다는 사실은, 이 모든 재앙이 ①하나님의 주권과 계획하에 진행됨을 또다시 확인시켜준다. 이와 동시에, ②성도의 기도에 대한 응답임도 알게 해준다.
네 천사가 결박당한 상태였었다는 사실은, 하나님에 의해 활동이 제한된 존재임을 암시한다. 이스라엘과 이방의 경계인 유브라데강에 묶여 있었다는 사실도 단서를 제공한다. 강 건너편은 이스라엘 민족을 짓밟았던 앗수르와 바벨론이 발호했던 악마의 땅이요 원수의 근거지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이, 이 세상의 모든 사람 중, 삼분의 일을 죽이기 위해 준비한 마병대에서도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 모습에 대한 묘사가, 다섯째 나팔에 의해 등장한 황충과 유사하다. 그들이 탄 말의 꼬리는 뱀과 같은 형상이라고 했는데, 계시록의 뱀은 사탄을 지칭한다. 지금까지 열거한 사실들을 조합해보면, 네 천사는 악한 영, 즉, 사탄의 지배를 받는 꼭두각시라는 사실로 집약된다.
2.네 천사가 사람 삼분의 일을 죽이기로 한, ‘년 월 일 시’는 특정 시점이 아니다.
날짜뿐 아니라, 시각까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세밀하고도 치밀하게, 하나님께서 정한 시점에, 하나님께서 계획하신대로 진행한다는 뜻이다. 네 천사가 수하로 부리는 마병대의 숫자를 ‘이만(의) 만(배)’이라고 했다. 대단히 많지만, 계수가 가능한 숫자를 의미한다. 그들의 전투복에는 호심경을 부착했고, 말들의 머리는 사자머리 같은데, 그 입에서 나오는, 불과 연기와 유황으로 사람을 죽였다. 입뿐만 아니라, 꼬리에 있는 뱀의 머리로도 해쳤다. 마병대가 정말 두렵고 섬뜩하며, 파괴적이어서 온 인류를 파멸하게 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환상을 본 사도요한은, 엄청난 두려움에 휩싸였으리라 짐작한다. 소돔과 고모라에 쏟아졌던, 불과 연기와 유황이 암시하는 ①이 재앙의 이유는,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의 결과다(창19:24,28) 그리고 ②그 목적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임과 동시에, 회개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은혜의 방편이다.
3.하지만, 죽지 않고 살아남은 자들은 회개하지 않는다.
이들은, 여전히 귀신과 우상을 섬기며, 살인과 복술과 음행과 도둑질을 했다. 하나님의 통치와 다스림에 순복하기를 꺼려하여 십계명을 지키지 않았다는 뜻이다. 십계명은, 하나님께서, 홀로 하나이신 하나님이시며(왕하19:15,19 유1:25) 유일하게, 온전하시고 완전하시며 충만하신 분이시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하나님만으로 우리 모두에게 충분하시며, 우리가 원하는 모든 필요를 충족해주시는 유일한 근원이 되신다. 하나님외의 다른 우상에 마음을 두거나 기웃거릴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즉, 십계명은, 하나님께서 일상의 모든 필요를 채워주시고, 보호하시며, 인도하셔서 존귀하게 해주시기 때문에, 다른 신들을 바라보지도 말고, 이웃을 속이거나 완력으로 탈취하려하지도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와 함께, 바울의 고백처럼(빌4:11) 인간이 스스로는 깨달을 수 없는, 거룩함과 진리와 영생과 같은 참된 가치들도 오직 하나님께만 있음을 밝혀주는 말씀이다. 그래서, 십계명의 삶을 살아감으로써, 하나님의 하나님되심을 증거하는 증거자가 되라는 명령으로 받아야 한다.
4.그런데, 살아남은 이들은 왜, 계속 거역하는 길로만 갈까?
하나님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자신의 죄를 깨달아서 돌이킬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님은, ‘말씀을 먼저 접한’ 우리에게서 세상의 피값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겔3:18) 바울의 고백처럼, 복음에 대해서 우리는 누구나 빚을 진 자다(롬1:14) 스스로 예수님을 찾고 만나서 믿은 자는 없다. 전파하는 자가 없으면, 듣고, 믿음에 이를 수 없다(롬10:11-15) 하나님은, 긍휼히 여기는 마음, 죄로 인해 당할 재앙과 환란과 죽음에 대해, ‘미리 아는 자로서의 책임’을 가지고 긍휼히 여기며 나아가는, 그 마음을 기뻐하신다. 그래서, 복음을 전하는 자의 발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셨다. 본문의 말씀을 주시는 이유도, 죄에 대하여는 경각심을 심어주면서,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할뿐만 아니라, 세상으로 하여금 회개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함이시다. 아직 구원의 길에 들어서지 않은 자에게는 들어오라고 초청하는 말씀이다. 전도는 부담스런 일이나 의무로 여길 대상이 아니다. 말할 수 없이 영광스럽고 복된 은혜의 기회다. 우리가 이 은혜로 나아가서, (영적으로)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해야 한다. 상한 마음을 고쳐주고, 눈먼 자를 보게 하고, 갇힌 자를 진리로 자유케 해야 한다. 그러면, 함께 하늘의 영광에 참여하게 된다.
5.(맺는 말)
종말의 때가 되면, 우상을 숭배하는 자들과, 하나님의 통치를 거부하고 거역하며 대적하는 자들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겪다가 죽음에 이르게 된다. 본문은, ①우리로 하여금, 죄의 결과가 얼마나 참혹한지를 일깨워준다. 죄에 대해,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인지와, 현재 어느 자리에 있는지를 점검하게 한다. ②세상을 향해서는, 이미 구원받은 우리를 통해서,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말씀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아름다운 소식을 전함으로써, 함께 부요함을 누릴 뿐 아니라, 그 영광스러움에 참여하는 복을 소유하게 된다. 이러한 하나님의 부르심과, 이 재앙의 참된 의미와 목적을 깨달아서, 하나님의 사람다운 삶과  하나님의 은혜의 부요함을 누리는 자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