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부

요한계시록 강해 60. 어린양이 이기리라(계17:7-18)

(도입) 큰 음녀는, 정사와 권세, 맘몬과 성적인 음란으로, 세상을 지배하여 타락의 길로 유도한다. 이에 응하지 않는 성도들을 억압하고 피 흘리게 하여 그 피의 포도주에 취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 음녀도 결국은 심판을 받는다.
1.사도요한은 이 광경을 보고 대단히 놀랍게 여겼다(:7a)
압제와 핍박 때문에 흘리는 성도들의 피를, 음녀가 포도주인양 즐기면서 취해 있는 모습을 떠올리면, 너무나 참혹하여 전율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사용된‘놀라다’는 원어적으로, 충격과 공포로 ‘간담이 서늘해지다’라는 뜻이 있다. 그런데, 천사는 사도요한에게, ‘왜 놀라느냐?‘라고 반문한다. ’고작 이걸 보고 놀라다니! 사도답지 못하다‘ 라는 질책과 핀잔이 섞인 표현이다. 본문의‘놀라다’에는, 공포와 두려움뿐만 아니라, 경이로운 대상에 대해, 탄복하고 흠모하는, 경배와 동경의 의미도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어도 사도라면, 하나님과 무관한, 힘과 부요, 호사와 인간적 쾌락에 눈길을 주지 말아야 한다’며 천사가 사도요한을 나무란 것이다.
2.그리고, 성령께서는, ‘짐승의 비밀을 알게 되면 놀라지 않게 된다’고 하셨다(:7a)
그 짐승은, ‘전에 있었다가 지금은 없으며, 장차 무저갱에서 올라올 것이지만, ’반드시 멸망하게 된다‘고 말씀하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 이전에, 공중 권세 잡은 자로 활개를 치다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머리가 짓밟혀 치명상을 입고 죽임을 당했기에, ’전에는 있었다가 지금은 없으나‘라고 묘사했다. 일곱 산과 일곱 왕은 뭘까? 크게 세 가지 견해가 있다. 로마라는 주장과, 일곱 큰 제국이라는 의견, 그리고 역사에 존재했던 모든 나라를 가리킨다는 학설이다. 제일 후자가 요한 계시록의 시간 개념에 잘 들어맞는 듯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다.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그 짐승이 날뛰다가, 지금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승리로 무저갱에 갇혀 있고, 곧 다시 그곳에서 올라오겠지만, ’반/드/시/ 멸/망/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3.그런데, 전에 있었다가 지금 없어진 짐승을 일곱 중에 속한, 여덟째 왕이라고 한다.
왜, 굳이 여덟째 왕이라고 했을까? 태초에 하나님께서 육일동안 만물을 창조하시고 칠 일째에 쉬셨으므로, 실제로 누리기 시작한 시점은 여덟째 날부터다.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날도 안식 후 첫날인 여덟째 날이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여덟째 날을, 그리스도의 부활의 날임과 동시에, 옛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새 시대가 열리는 날로 인식한다. 그래서, 여덟째 왕으로 온다’라는 말은, 이 짐승이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모방한 모습으로 등장함을 시사한다. 성경은, 이 마지막 짐승이, 거짓 그리스도로 이 땅에 와서 미혹하겠지만, 멸망으로 들어간다고 말씀한다.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든지 반드시 멸망할 것이므로 두려워하거나 놀랠 이유가 없다.
4.열 뿔은, 열 왕인데 아직 나라를 얻지 못한 상태로 짐승에 빌붙어 있다(:12)
짐승과 결탁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대적하며, 짐승에게 받은 왕과 같은 권세를 ‘경제, 종교, 사회, 문화’를 통해 휘두른다. ‘열 뿔’은 뿔이 열 개가 아니라, 많다는 뜻이다. 말세가 가까울수록 실체가 없는 것 같으나, 실제로는 영향력 있는 세력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게 된다. 그들이 어린양에게 싸움을 걸지만, 만왕의 왕이요. 만주의 주가 되시는 어린양 앞에서 패배한다. 어린 양이 이기게 된다. 본문이 사도 요한과, 우리에게 전하고자하는 요지다. 그 이김은 어린양의 이김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보혈의 은혜로) 부르심을 받고 택하심을 받아 진실한 자로 여김을 받는 우리의 이김도 된다는 사실을, ‘명시하여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14)
5.부러워하거나 마음을 뺏기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비단 이 뿐만이 아니다(:16)
악한 자들이 번성하며 온갖 호사를 누리는 듯 보일 테지만, 자중지란이 일어난다. 열 뿔과 짐승이, 음녀를 망하게 하여 벌거벗게 하고 그의 살을 먹은 후 불살라버린다. (하지만, 주님께서 재림하셔서 행하실 최후의 심판에 의한 멸망은 아직 아니다)‘힘’과, 모든 것을 ‘소유’한 것 같은 세상, 그래서 ‘인간적 즐거움’을 만끽하는 이들을 부러워한 적이 있는가? 그것에 마음을 뺏기지 않았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우리가 믿음의 걸음을 걸어갈 때, 이런 것 때문에 흔들리기도 한다. 예수님 곁에서 가장 사랑받았던, 사도요한도 현혹될 만큼, 세상이 때로는 너무 매혹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흔들려도, 사랑의 하나님은 우리를 곧바로 심판하지 않으신다. 본문의 사도요한에게 하시듯이, 설명하시고 이해시키시면서, 우리가 현재 어떤 상태에 있으며, 우리의 존재가 어떠함을 분명히 깨닫도록 일깨워주신다. 요한계시록의 주제인 ‘이기신 그리스도’를 상기시켜, 세상에 눈길을 돌리지 않도록 해주신다(요일2:15-17)
6.(맺는 말)
그리스도께서 이기셨다. 그 은혜로 우리에게 새 하늘과 새 땅이 허락되었다. 그 마음에 하나님이 없는 자들의, 파괴적인 힘과 권력과 물질, 부부 사이를 이탈한 성적인 결합으로 느끼는 기쁨은 하나님께 죄가 된다.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은혜에서 벗어나게 한다. 우리가 때로는, 세상을 부러워하고 경탄하면서, 복속하고 싶은 생각에 빠져들 수는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이, ‘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으며, 향후에도 반드시 다시 있겠지만’ 결국은 모두 다 멸망하는 것임을 기억하라! 그리스도는 이러한 모든 것에 대하여 이기신 분이시다. 그래서, 그 이기심은 우리의 이김도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마라! 주님을 참으로 예배하고 하나님만을 경배하는 일에 온 마음과 뜻을 쏟기 바란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의 복됨을 늘 기억하며, 주님만 경배하고, 주님만 높이는 자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