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부

요한계시록 강해 69.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계20:7-10)

(도입) 그리스도와 연합한 성도들이 왕노릇 하는 천년왕국의 시기에, 사탄은 결박당한 채로 무저갱에 갇혔다. 이윽고, ‘상징적이고 불확정적인’ 천년이 채워지자, 하나님의 말씀대로 잠시 풀려난다(:3b) 이렇게 잠깐 석방된 사탄이 ‘어떤 일을 행하며, 이 사건이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1. 본문은 ‘천년이 차매, 사탄이 그 옥에서 놓였다’ 는 언급으로 시작한다. ‘천년이 찼다’ 는 말에는 ‘언제일지는 알 수 없으나, 하나님께서 정하신 (상징적인) 천년이 경과하는 시점이 완전하게 채워졌다’는 원어적 의미가 있다. 하나님의 계획이 이루어질 날이 도래했다는 뜻이다. 이 단어는, 요한계시록에서 종말론적인 용어로 빈번하게 사용된다. 이상의 사실들을 조합해 보면, ‘하나님의 계획과 하나님께서 작정하신 기간의 끝인, 종말이 도래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실 날이 되었다는 말씀이다. “이 천국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언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종말)이 오리라(마24:14, 막13:10)” 하시던 주님의 말씀과 동일한 맥락이다. 바로 그때가 되면, 무저갱에 투옥되었던 사탄이 ‘하나님의 계획과 주권아래에서, 하나님의 허용에 의해’ 일시적으로 풀려난다(:3b)
2. 또 다시 날뛰게 된 사탄이 저지른 짓은 무엇일까?
온 땅에, 바다의 모래와 같이 무수히 존재하는, 곡과 마곡의 백성을 미혹하고 모아서 하나님을 대적하여 싸우게 한다. 곡은 마곡지역을 통치했던 왕이다. 이스라엘이 바벨론의 포로생활에서 회복되자, 다시 무너뜨리려고 연합군을 결성하여 전쟁을 일으켰던 자다(겔 38-39장) 본문에서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모든 세력’ 을 상징한다. 특정 인물을 가리키지 않는다. 당연히, 특정 세력이나 나라도 아니다. 그들의 연합군이 쳐들어와 (교회의 구약적 표현인) 성도의 진(陣)이요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성(城)을 포위하려했다. 엄청난 두려움이 엄습하는 순간, 하늘에서 불이 쏟아졌다(겔38:22, 39:6) 침입했던 악의 무리들이 일순간에 궤멸된다. 공격은커녕, 싸움 자체가 되지 않는다. 세상이 엄청난 위력이 있는 듯해도, 하나님 앞에서는 아무런 상대가 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 싸움은 영적인 전쟁이다. 물리적인 무력에 의한 전쟁이 아니다. 여호와만이 참 유일한 하나님이심을 드러내는 전쟁이다. (교회를 이룬)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이 싸움에서 승리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과 동행할 때, 이 승리가 우리의 이김이 된다(요일2:28)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 누구도, 그 어떤 것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 어떠한 환난이나 고난에 직면할지라도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기 때문이다(롬8:35-39) 교회와 성도를 미혹하고 대적하던 마귀는 결국 어찌 될까? 불과 유황 못에 던져져 짐승과 거짓선지자와 함께 세세토록 밤낮없이 괴로움을 당하게 된다.
3. 그런데, 비록 잠시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왜 사탄을 놓아주실까?
사탄을 무저갱에 잡아넣은 상태에서 그냥 끝내버리면 될 터인데, 왜? 굳이 다시 놓아줘서 교회와 성도로 하여금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거치게 하실까? 무저갱에 있는 상태로 끝내시지 않는 이유는, 최종적인 심판을 통해서 사탄을 처벌하시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잠시 잠깐 풀어줬을 뿐이다. 사탄이 심판을 받아 처벌되어야만 끝나는 하나님의 경륜(:계획과 포부와 다스림)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도의 진(陣)과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성(城) 안에 있음으로써,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승리를 만끽하는 은혜를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며 즐거워한다. 그런데, 믿음의 여정에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환난도 있다.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 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의 분명한 계획과 작정하심 안에서, 환난을 통해 인내를 배우게 하시고, 인내를 통해 연단을 받아, 결국은 소망에 이르게 하시기 때문이다(롬5:2-4) 구체적으로 이 소망은, (하나님의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음을 받은 하나님의 온전한 은혜와, 하나님의 충만하심을 누리는 그 충만함에 이르는) 성화(聖化)의 궁극적 자리다. 우리는 흔히, 눈앞에 아무 문제가 없는 듯하면 ‘삶이 형통하다’ 고 착각할 때가 있다. 하나님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연단을 통해, 우리 안에 있는 죄악의 본성이 깨어지고, 뿌리가 뽑힘으로써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신령함으로 채워지도록 빚으시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난을 당해보면, 세상이 얼마나 거짓되고 헛된지를 깨달아 알게 된다. 이를 통해, 오직 하나님께만 의와 진리의 거룩함이 있고 그것만이 참되다는 것을 인정하게 하신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경륜이다. 그래서 바울은, 모든 것이 합력해서 선을 이루게 하시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고백했다(롬8:28) 동일한 맥락에서‘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다(살전5:16-18)’라고 말했다.
4. (맺는 말)
하나님의 계획하신 때가 차면, 잠시 묶였던 사단이 풀려나 악한 세력들을 규합한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함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불을 내려 그들을 깡그리 태워버리신다. 공격조차 못해보고 모두 불과 유황 못으로 던져진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교회를 보호하신다. 이 땅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하게 쉴만한 곳이 교회다. 이를 위해, 교회가 교회되도록 우리의 책임과 역할을 기쁨으로 감당해야 한다. 또한, 믿음의 여정에는 ‘영적전쟁이 끊이지 않는다’ 는 사실도 기억하라! 이러한 환난은 일순간에 불과하다. 그 잠시 동안, 하나님은 교회된 우리를 빚으셔서 거룩하게 하신다. 세상의 악함과 소망 없음을 경험하게 하신다. 이에 대한 기대와 소망으로 하나님 앞에 엎드리기를 바란다. 정말, 잠시만 허락된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채워가는 복된 시간으로 삼기 바란다.